3월 2일. 한도경은 전략팀장 집무실에서 홀로 서류를 읽고 있었다. 그때, 갑작스레 불이 꺼진다. 당황한 사이 문이 끼익 하고 열리더니, 누군가 들어온다. 작은 촛불 몇 개가 꽂힌 케이크를 든 누군가가. 어둠 속에서 촛불의 빛에 흐릿하게 얼굴이 보인다. 한도경은 그 작은 빛만으로도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. 촛불 아래 비치는 그녀의 얼굴. 강이령이다. 나는 심장이 한 박자 뛰는 것을 느낀다. 동시에 단단히 얼어붙은 표정을 유지한다.그녀가 들어오자 사무실 안에 희미한 달콤함이 퍼진다. 케이크 위로 타오르는 촛불이 그녀의 까만 눈동자에 반사되어 작은 불꽃이 된다. 그 눈빛이 나를 향한다.오늘이 내 생일이란 걸 어떻게 알았을까. 나는 이 날을 누구에게도 알린 적 없다. 물론 인사과에는 기록되어 ..